
호주에서 생활하기 전까지 저는 한국어의 '가다'는 영어로 go, '오다'는 come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에서도 가장 먼저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지금 가고 있어"라고 말하려면 당연히 I'm going.이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호주에서 생활하면서 제가 알고 있던 공식과 실제 영어가 맞지 않는 순간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한국어로는 '가다'라고 말하는 상황인데 사람들이 come을 사용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호주 친구 집에 놀러 가기로 했던 날 받은 문자 한 통이 기억에 남습니다.
친구가 저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 Are you coming?
오고 있어? / 올 거야?
저는 그 문장을 보고 잠시 멈췄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친구 집으로 '가는 것'인데 왜 친구는 go가 아니라 come을 사용하는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고 있던 come = 오다, go = 가다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Come과 Go 차이
친구에게 Are you coming?이라는 문자를 처음 받았을 때 저는 한국어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제 위치에서 친구 집으로 이동하는 것이니까 당연히 '가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어에서는 상대방이 있는 곳으로 향할 때 come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는 자기 집에 있고 제가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Are you coming?이라고 물었던 것입니다.
이 원리만 간단하게 알고 있어도 Come과 Go가 훨씬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 Come = 상대방이 있는 곳이나 대화에서 정해진 장소 쪽으로 향할 때
👉 Go = 지금 있는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향할 때
물론 실제 영어에서는 상황에 따라 두 표현이 겹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 공식 하나로 나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처음 Come과 Go의 감을 잡을 때는 저에게 이 정도의 구분이면 충분했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파티에 가기로 했는지 물을 때도 이런 표현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 Are you coming to the party?
파티에 올 거야?
B: Yeah, I'm coming.
응, 갈 거야.
한국어 답변만 보면 여전히 이상합니다. 우리는 분명 '갈 거야'라고 하는데 영어에서는 I'm coming.이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걸 처음부터 문법으로 배웠다면 또 하나의 규칙으로 외웠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친구에게 Are you coming?이라는 문자를 받고 '왜 coming이지?'라고 직접 궁금해했던 경험이 있어서 오히려 쉽게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홈스테이에서 익숙해진 I'm Coming
친구에게 받은 문자로 Come의 느낌을 조금 알게 됐지만, 제가 I'm coming!을 정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은 호주 홈스테이 생활을 하면서였습니다.
방에 있는데 아래층에 있던 호스트가 저를 부르며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A: Dinner's ready!
저녁 준비됐어!
그러면 저는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B: I'm coming!
지금 가요!
한국어로 생각하면 여기에서도 재미있습니다. 아래층에 있는 사람에게 저는 분명 "지금 가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어로는 I'm going! 이 아니라 I'm coming! 이 자연스럽습니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Come을 골라야 했지만 홈스테이에서 이런 상황을 반복해서 겪다 보니 나중에는 누군가 저를 부르면 I'm coming! 이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는 그 순간이 꽤 기억에 남았습니다. 처음 친구에게 Are you coming?이라는 문자를 받았을 때는 이해조차 되지 않았던 표현을 어느 순간 제가 별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그냥 제가 다른 곳으로 떠나는 상황에서는 Go가 자연스러웠습니다.
✅ I'm going to the supermarket.
나 마트에 갈 거야.
✅ I'm going home now.
나 이제 집에 갈게.
이런 문장에서는 제가 지금 있는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go가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Come과 Go를 공부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한국어의 '오다, 가다'를 먼저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대신 누가 어디에서 기다리고 있고 내가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장면으로 생각했습니다.
친구 집으로 가고 있다면 친구 쪽으로 coming, 아래층에서 부르는 호스트에게 내려가고 있다면 역시 coming, 혼자 마트에 간다고 이야기한다면 going. 저에게는 이렇게 실제로 겪었던 상황을 떠올리는 방법이 가장 쉬웠습니다.
I'm Coming, I'm Going, I'm On My Way
호주에서 생활하면서 제가 자주 사용하게 된 표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I'm on my way.입니다.
누군가 저를 기다리고 있는데 제가 이미 출발해서 이동하고 있다면 굉장히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A: Where are you? We're waiting.
어디야? 우리 기다리고 있어.
B: I'm on my way.
가는 중이야.
처음에는 '지금 가고 있어'라는 한국어 하나를 영어 문장 하나로 바꾸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상황에 따라 I'm coming도 되고, I'm going도 되고, I'm on my way도 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 I'm on my way는 이미 이동 중이라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려줄 때 편했습니다.
✅ I'm on my way home.
집에 가는 중이야.
✅ I'm on my way to work.
출근하는 중이야.
반면 친구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면 I'm coming. 이라고 할 수 있고, 내가 어디로 갈 계획이나 이동을 이야기한다면 I'm going to ~가 자연스럽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누군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면서 습관적으로 I'm going.이라고 말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의미 자체가 전달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상대방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의미의 I'm coming.이 더 자연스럽다는 것을 생활하면서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제가 고치게 된 영어 공부 습관도 하나 있습니다. 예전에는 한국어에서 '가다'라는 단어를 보면 바로 go를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호주에서 Come과 Go 때문에 여러 번 헷갈린 뒤부터는 한국어 단어 하나와 영어 단어 하나를 무조건 연결하지 않게 됐습니다.
오히려 친구 집에 가던 날 받은 Are you coming? 과 홈스테이 호스트에게 대답했던 I'm coming!처럼 제가 직접 겪은 상황을 떠올리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됐습니다. 그렇게 기억하니 Come과 Go가 문법 문제가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는 표현으로 느껴졌습니다.
핵심 정리
제가 호주에서 직접 헷갈리고 사용하면서 익힌 Come과 Go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I'm coming. = 상대방이 있는 곳이나 정해진 장소 쪽으로 향할 때
👉 I'm going to ~. = 지금 있는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갈 때
👉 I'm on my way. = 이미 출발해서 가는 중이라는 것을 말할 때
👉 Are you coming? = 오고 있어? / 올 거야?
👉 I'm coming! = 지금 가! / 지금 가요!
👉 I'm going home. = 나 집에 갈게.
👉 I'm on my way. = 지금 가는 중이야.
저는 호주에 가기 전까지 come = 오다, go = 가다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친구 집에 가던 날 Are you coming?이라는 문자를 받았을 때 '나는 가는 건데 왜 coming이라고 하지?'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그러다 홈스테이 생활을 하면서 아래층에서 호스트가 Dinner's ready!라고 부르면 저도 모르게 I'm coming!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표현이 익숙해졌습니다. 저에게 Come과 Go의 차이를 이해하게 해 준 것은 어려운 문법 설명이 아니라 이런 반복된 실제 상황이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Come과 Go가 헷갈리면 복잡한 규칙부터 떠올리지 않습니다. 내가 상대방이 있는 쪽으로 향하고 있는지, 아니면 지금 있는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는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이동 중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면 I'm on my way.라는 표현도 함께 사용합니다. 이 정도만 기억해도 제가 호주 생활에서 필요했던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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