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처음 생활할 때 저는 한국에서 쓰던 "컨디션"이라는 말을 영어에서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condition 자체가 영어 단어이기 때문에 당연히 같은 의미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몸이 좋지 않다는 말을 하면서 이런 식으로 말했습니다.
❌ My condition is not good today.
그런데 상대방의 표정이 잠깐 멈췄고, 무슨 지병이나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되묻는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야 한국에서 말하는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와 영어의 condition은 쓰임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훨씬 간단한 표현이었습니다.
✅ I'm not feeling well today.
오늘 몸이 좀 안 좋아.

한국에서 '컨디션'이 영어처럼 느껴지는 이유
한국에서는 "오늘 컨디션 어때?", "오늘 컨디션이 별로야"라는 말을 정말 자연스럽게 사용합니다. 그래서 저도 호주에 가기 전까지 condition이라는 영어 단어가 한국에서 사용하는 컨디션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영어 단어를 그대로 가져와서 사용하는 말이니 영어에서도 비슷하게 사용하면 될 거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호주 생활 초반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My condition is not good today. 같은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영어에서 condition은 우리가 평소 말하는 가벼운 "컨디션"보다 범위가 넓고, 상황에 따라 조금 더 객관적이거나 의학적인 상태를 가리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문장에서는 condition이 자연스럽습니다.
✅ The patient is in stable condition.
환자는 안정적인 상태입니다.
또 사람에게만 사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 The house is in good condition.
그 집은 상태가 좋다.
즉 condition 자체가 잘못된 영어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말하고 싶었던 "오늘 몸이 좀 안 좋아"라는 일상적인 표현에는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대로 사용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상대방의 반응을 겪고 나서야 이 차이를 의식하게 됐습니다. 이미 너무 익숙한 영어 단어라고 생각했던 condition이 오히려 실생활에서는 함정이 된 셈입니다.
표현 차이, 실제로 어떻게 다른가
호주에서 지내면서 주변 사람들이 몸이 좋지 않을 때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지 자연스럽게 듣게 됐습니다. 그중 제가 가장 쉽게 익혀서 사용한 표현은 I'm not feeling well.이었습니다.
✅ I'm not feeling well today.
오늘 몸이 안 좋아.
✅ I don't feel very well.
몸이 별로 안 좋아.
제가 처음 사용했던 My condition is not good today.보다 훨씬 간단했습니다. 실제로 저도 I'm not feeling well today.라고 말했을 때 상대방이 바로 알아듣고 몸이 나아지길 바란다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반응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후에는 한국어로 "컨디션이 안 좋다"는 말이 떠올라도 condition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I'm not feeling well. 을 하나의 표현으로 기억하게 됐습니다.
호주에서 또 하나 기억에 남았던 표현이 있습니다.
✅ I'm feeling a bit under the weather.
직장 동료가 처음 under the weather라고 말했을 때 저는 순간적으로 날씨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습니다. weather라는 단어가 들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화를 듣다 보니 날씨와는 관계가 없었습니다. under the weather는 몸이 평소보다 좋지 않거나 가벼운 감기 기운 등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었습니다.
직역하면 전혀 의미가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처음 들었을 때는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에게는 결국 이렇게 구분하는 것이 가장 쉬웠습니다.
👉 I'm not feeling well. = 몸이 안 좋다는 가장 기본적인 표현
👉 I don't feel very well. = 몸이 별로 좋지 않다
👉 I'm feeling a bit under the weather. = 몸이 좀 안 좋다 / 가벼운 감기 기운 등이 있다
한국어의 "컨디션이 안 좋다"를 영어 단어 하나로 바꾸려고 하기보다 상황에 맞는 문장 자체를 익히는 편이 저에게는 훨씬 쉬웠습니다.
실전 활용, 문장을 통으로 익혀야 하는 이유
이 경험이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제가 condition이라는 단어를 몰랐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너무 잘 안다고 생각했던 단어라서 의심하지 않고 사용했습니다.
호주에서 이런 경험을 몇 번 하면서 영어 단어와 한국에서 사용하는 외래어의 느낌이 항상 똑같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중에는
컨디션 = condition
이라고 외우기보다 상황과 문장을 함께 기억하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 몸이 안 좋을 때 → I'm not feeling well.
👉 몸이 별로 좋지 않을 때 → I don't feel very well.
👉 몸이 좀 안 좋거나 가벼운 감기 기운이 있을 때 → I'm feeling a bit under the weather.
실제로 호주에서 학교에 결석하는 이유를 이야기해야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때도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I'm not feeling well today.라고 말하니 상대방이 바로 알아들었습니다.
그 경험을 하고 나니 오히려 짧은 문장 하나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실생활에서는 굉장히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My condition is not good today.처럼 한국어 문장을 영어 단어로 하나씩 바꾸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몸이 안 좋다"라는 상황 자체와 I'm not feeling well 이라는 문장을 연결해서 기억했습니다.
그러자 실제로 말해야 할 때도 훨씬 빨리 나왔습니다. condition이 맞는지, bad를 써야 하는지 머릿속에서 문장을 다시 만들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under the weather처럼 한국어로 단어 하나씩 번역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까지 접하면서, 생활영어는 단어 뜻만 많이 아는 것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핵심 정리
제가 호주에서 직접 틀리고 사용하면서 익힌 "컨디션이 안 좋다"의 영어 표현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일상적으로 "몸이 안 좋아"
✅ I'm not feeling well.
👉 "몸이 별로 안 좋아"
✅ I don't feel very well.
👉 "몸이 좀 안 좋아 / 가벼운 감기 기운이 있어"
✅ I'm feeling a bit under the weather.
👉 condition 자체가 틀린 영어는 아님
👉 하지만 한국어의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를 그대로 My condition is bad.라고 옮기기보다 I'm not feeling well.이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훨씬 자연스러움
저는 호주에서 처음 생활할 때 condition이 영어 단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에서 쓰던 "컨디션"과 같은 방식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몸이 좋지 않다는 말을 하면서 My condition is not good today.라고 했고, 예상과 다른 상대방의 반응을 보고 나서야 표현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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